지난 글에서는 잘잘법 ep19를 통해 성경적 결혼에 대한 연세대 김학철 교수의 의견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때 성경은 분명히 혼인관계에 있어서는 특별하게 다루고 있으며 섭리적 만남과 인간의 주도적 혼인이라는 두 기둥 모두를 인정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이 두 기둥의 번외, 독신에 대한 고견을 들어보겠습니다. 과연 독신도 은사일까요?
독신은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는 것일까?
성경에서는 하나님 주도적 혼인과 인간이 주체가 된 결혼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두 기둥은 꼭 혼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뒤돌아보면 이 두 기둥이 모든 사건 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혼인 없이 살아가는 독신에 대해서는 성경이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요? 잘잘법 메인 강사 김학철 연세대 교수는 마태복음 19장을 예로 듭니다. 여기에서는 유대인과 예수님의 논쟁이 등장하는데 그 논쟁의 주제는 '이혼'이었습니다. 이때 예수께서는 "두 배우자 중 한 명이 혼인 사이에 존재하는 성실한 관계를 파기한 경우엔 이혼할 수 있다"라고 하십니다. 그러자 무리는 "그럼 혼자 사는 게 더 낫겠구먼!"이라고 반문합니다. 이에 대한 예수의 대답은 "혼자 사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였습니다. 그러면서 독신으로 살고 있는 제 종류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마 19:11-12). 그 세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태어날 때부터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둘째는 태어날 때는 혼자 살지 않아도 되었는데 후에 혼자 살게 된 경우입니다. 세 번째 사람은 하늘나라를 위해 스스로 결혼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이 세 번째 경우의 사람 중에 우리가 잘 아는 성경의 인물이 있습니다. 누일까요? 바로 사도 바울입니다.
독신을 독려한 사도 바울
바울 사도는 고린도전서 7장에서 독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위상을 좀 더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울은 결혼하지 않거나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그냥 지내십시오. 모든 사람이 저처럼 독신으로 지내기를 바랍니다"라고 말입니다. 바울 사도가 이렇게 독신을 권면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함'입니다. 바울은 아마도 종말의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독신으로 살라고 강요한 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독신도 은사이기 때문입니다. 이 은사를 받지 못한 사람은 결혼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조금 강한 말로 표현을 합니다. "자제할 수 없거든 결혼하십시오. 욕정에 불타는 것보다 결혼하는 것이 좋습니다"(고전 7:9). 그러니까 성경은 독신의 삶도, 결혼한 사람의 삶도 모두 인정합니다. 그러니까 성경에 등장하는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세 갈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주도적인 섭리가 이끈 결혼, 그렇지 않은 혼인, 독신의 삶입니다. 성경은 이 다양한 종류의 삶을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잘잘법 연세대 김학철 교수의 독신의 은사에 대한 결론
잘잘법 ep19 막바지에서 김학철 교수는 우리에게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럼 우리는 어떤 삶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삶이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에 매진하면서 살아갈 것인가인데, 나는 어떤 쪽을 택할 것인가.' 독신의 삶을 선택했는데 이 삶 속에서 풍성한 인간관계를 느끼고 하나님 앞에서도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면 혼자 사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결혼을 통해 사람에 관해 배우고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갈 수 있다면 혼인해서 사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도 바울의 시절부터 기독교인들은 혼인을 하던 독신으로 살아가든 사회의 어떤 규법이나 상식에 얽매이는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이런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혁명적인 메시지였습니다. 더 나아가 예수께서는 "그날엔 시집도 장가도 안 가고 오직 천사와 같이 된다"(마 22:30)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의 뜻을 풀어보면, 결혼을 하면 남자와 여자는 한 몸이 되는데 이는 인간관계에 매인다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부활의 날에 천사와 같이 된다는 것은, 이 인간적 관계에서 자유로워져 하나님과 굉장히 깊은 관계로 들어간다는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독신도 결혼한 삶도 모두 은사이며 그 가운데서 풍성함을 누리면 됩니다.
오늘은 '독신도 은사인가'에 대한 잘잘법 김학철 교수의 의견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악이 가득한 세상에서 하나님을 대체 뭘 하고 계신 걸까'란 질문에 대한 김기석 목사의 답변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럼 그때가지 잘 믿고 잘 살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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